'음원 사재기' 멜론·엠넷…음원순위 '믿었던 내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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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멜론·엠넷…음원순위 '믿었던 내가 바보'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7월 18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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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연예기획사 스트리밍 이용 순위 조작…음악산업 전반 질 저하 우려
   
▲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무관함)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일부 연예기획사의 '음원 사재기'로 인해 멜론, 엠넷, 벅스, 올레뮤직 등이 제공하는 음원 순위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최근 다시 부활한 '음악 순위제'에 음원 사이트 순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가운데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고의로 음원 수천 번 재생, 순위 조작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정 가수의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한 기획사들의 '사재기' 행태에 멜론, 엠넷 등 음원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사 소속 B그룹은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지난 4월28일 30위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만에 3위로 급상승했다.

C사 소속 D가수는 컴백 후 음원 순위가 50위권이었지만 보름만에 1위로 올라섰다. 음반 판매는 평소보다 100배 이상 늘어났다.

E사 소속 F그룹은 데뷔 하자마자 음원 차트 1위를 '싹쓸이' 했다. 기존 유명 그룹들이 순위권에 포진해 있어 사재기 의혹은 증폭됐다.

이들 기획사는 다수의 ID를 확보해 음원 스트리밍 이용권을 대량 매입, 이용자가 적은 시간에 고의로 음원을 수천 번 재생하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음원 사이트 순위를 올려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으려는 속셈이다.

지난해 경희대학교 김민용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음원 업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을 바탕으로 선정된 추천곡은 2주일 동안 평균 20~30위를 유지했다. 비추천곡은 대부분 1주일 이내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 만으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음원 사이트 순위가 타 음악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와 무관한 왜곡된 음원 순위로 인해 음악 시장 전반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음원 소비 트렌드를 담아내지 못하고 실력 있는 음악인의 순위 진입과 상승 기회를 막아 장기적으로는 음악 산업의 질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

도서의 경우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사재기가 적발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반면 음원은 관련법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자 선호도가 직접 영향 미치도록 제도적 보완"

일부 음원 업체들은 자체검증시스템을 통해 갑작스런 가입자 증가, ID생성 이상패턴 등이 포착되면 이용량을 순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스스로 대응책을 강구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로 순위가 조작되면 다른 콘텐츠의 순위를 떨어뜨려 영업방해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위원회 등과 함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순위 산정이 (사이트에서 음악을 실행하는) 스트리밍 중심으로 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소비자 선호도가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다운로드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음원 업체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협의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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